21장
자로가 여쭈었다.
“옳은 일을 들으면 곧바로 행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형父兄이 계시니,
어떻게 듣고 곧바로 행할 수 있겠는가?”

염유가 여쭈었다.
“옳은 일을 들으면 곧바로 행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들으면 곧바로 행해야 하네.”

공서화公西華가 여쭈었다.
“유由(자로子路)가
‘옳은 일을 들으면 곧바로 행해야 합니까?’
하고 여쭙자,
선생님께서 ‘부형이 계시다.’ 하시고,
구求(염유冉有)가
‘들으면 곧바로 행해야 합니까?’ 하고 여쭙자,
선생님께서 ‘들으면 곧바로 행해야 한다.’고
대답하시니, 제가 의혹하여 감히 여쭙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구는 뒤로 물러나므로 나아가게 한 것이고,
유는 남보다 앞서가므로
한 발 물러나게 한 것이다.”

22장
공자께서 광匡 땅에서 포위당하여
경계할 일을 당하셨을 때
안연이 뒤처졌다가 따라오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자네가 죽은 줄 알았네.”

안연이 대답하였다.
“선생님께서 살아 계시는데
제가 어찌 감히 죽겠습니까?”

23장
계씨의 자제子弟인 계자연季子然이 여쭈었다.
“중유仲由와 염구冉求는
대신大臣이라고 이를 만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그대가 색다른 질문을
하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유와 구에 대해서 묻는구나!

이른바 대신이란
도道로써 군주를 섬기다가
뜻이 맞지 않으면 그만두니,
지금 유와 구는
숫자만 채우는 신하라고 말할 수 있네.”

“그렇다면 이들은 윗사람이 하는 대로
따르기만 하는 자들입니까?”
“아버지와 군주를 시해하는 일은
따르지 않을 것이네.”

24장
자로가 자고를 비읍費邑의 읍재邑宰로 삼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의 자식을 망치는구나!”

자로가 말하였다.
“인민人民이 있고 사직社稷이 있으니,
이것도 모두 배우는 것입니다.
하필 글을 읽어야만 배우는 것이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 때문에 말 잘하는 자를 미워하는 것이네.”

25장
자로子路․증석曾晳․염유冉有․공서화公西華가
공자를 모시고 앉았었는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자네들보다 다소 나이가 많다 하여
나에게 말하기를 어려워하지 말게.
자네들이 평소에 말하기를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만일 혹시라도
자네들을 알아준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자로가 경솔히 대답하였다.
“전차 천 대를 동원할 수 있는
제후 나라가 대국大國 사이에 끼어 있어서
침략을 받고, 이어서 기근饑饉까지 들더라도
제가 다스리면 3년 정도면
백성들을 용맹하게 하고,
또 의리義理로 향할 줄을 알게 할 수 있습니다.”
공자께서 비웃으셨다.

“구求야, 자네는 어떠한가?”

“사방 6, 7십 리, 혹은 5, 6십 리쯤 되는
작은 나라를 제가 다스리면
3년 정도면 백성들을 풍족하게 할 수 있으나,
예악禮樂에 있어서는 군자를 기다리겠습니다.”

“적赤아, 자네는 어떠한가?”
“제가 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배우기를 원해서 하는 말입니다.
종묘宗廟의 일과 또는
제후諸侯들이 회동會同할 때에
현단복玄端服과 장보관章甫冠 차림으로
예식을 돕는 작은 집례執禮가 되기를 원합니다.”

“점點아, 자네는 어떠한가?”
증점이 비파를 드문드문 타다가
‘딩’ 하고 비파를 내려놓고 일어나 대답하였다.

“세 사람의 뜻과는 다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무슨 상관이겠는가?
각기 자신의 뜻을 말하는 것이네.”

그러자 증점이 말하였다.
“늦봄에 봄옷이 완성되면 그것을 입고
관冠을 쓴 어른 5, 6명과
동자童子 6, 7명과 함께
기수沂水에서 목욕하고
무우舞雩에서 바람 쐬고서
노래하며 돌아오겠습니다.

” 공자께서 “아!” 하고 감탄하시며 말씀하셨다.
“나는 점을 허여許與하노라.”

세 사람이 나가자 증석이 뒤에 남았다가 말하였다.

“저 세 사람의 말이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각각 자신의 뜻을 말했을 뿐이네.”

“선생님께서 무엇 때문에
유由의 말을 듣고 웃으셨습니까?”

“나라는 예禮로써 다스려야 하는데,
그의 말이 겸손하지 않았기 때문에 웃은 것이네.”

“구가 말한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 아닙니까?”

“사방 6, 7십 리, 또는 5, 6십 리이면서
나라가 아닌 것을 어디에서 보겠는가?”

“적이 말한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 아닙니까?”

“종묘의 일과 회동하는 일이
제후의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적이 작은 집례가 된다면
누가 큰 일을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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