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自畵像) - 윤동주(尹東柱)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펄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읍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읍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엽서집니다.
도로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읍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펄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읍니다.

참고 출처

자화상

윤동주가 지은 시. [개설] 6연의 자유시이다. 육필 원고는 4연을 행갈이 없이 써 모두 6연 8행이다. 8행이던 원고는 출간될 때 6연 13행으로 편집되었다. 1939년 9월「소년(少年)」,「달같이」등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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